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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붕어빵 9. 새 메뉴 도전 [잉어빵 장사 후기] 본문

경험적 배움/붕어빵 장사

그 겨울 붕어빵 9. 새 메뉴 도전 [잉어빵 장사 후기]

심쿵현 2018. 3. 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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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장사는 비교적 잘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새로운 메뉴개발없이 그냥 기존의 방식으로 계속 잉어빵을 만들어갔다.(한 철 장사이기도 하고...)

그런데 붕어빵 가게에 놀러왔던 친구가 이것저것해보고 경험을 쌓으라고 해서 나 혼자 다짐했었던 초심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뭔가 새로운 것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첫번째가 콘크림이였다.

단순하다 슈크림에 옥수수 콘을 첨가하는 것이다.

색도 비슷하고, 슈크림의 달콤함에 옥수수콘의 고소함을 더해보는 것이였다.

지인들에게 먼저 시식을 시켜주었는데 괜찮다고 하더라

나도 먹어보고 느낀것은 코코팜처럼 씹히는게 있으니 먹는 즐거움이 더해졌다고 생각했다..

단점은 살짝 느끼한게 있다는 것이였으나, 무시할 정도라고 생각했다


슈크림의 주 단골고객은 어린 친구들이다.

그 중 자주 오는 어린이 친구가 나의 신메뉴 콘크림을 사갔다.


그런데 그 친구가 다음날 같은 시간대에 와서 나에게 말했다


아저씨 왜 갑자기 슈크림에 콘을 넣었어요? 넣지마세요! 그냥 먹는게 좋아요


마치 이런 느낌이였다. 아메리카노로 커피 그 자체의 맛을 느끼고 싶은데 왜 거기에 우유나 카라멜을 넣어서 주시는 거예요?“

 

그래서 다음날 바로 제거했다. 원래 어떤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 언제 한번 다시 원래대로 해보는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새로운것이 어땠는지에 대한 피드백이 손님들에게 들어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러기엔 너무 짧게 콘크림을 시행하긴 했다.


그날이 있은 후 1달 뒤 갑자기 그 친구가 아저씨 옥수수 콘 다시 넣으세요!”

왜 그러냐는 나의 질문에 그냥이라는 허무한 대답을 한 그 어린 친구


본인이 나에게 말을 심하게 했다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다시 그 콘크림이 생각났을까?

궁금했지만 알 순 없었다

.

만약 원래 슈크림이 콘이 있는 상태로 먼저 판매했고,

어느날 콘을 제거하면 반발심이 더 심했을텐데라는 생각을 하였다



두번째 실험을 치즈실험이다.

처음으로 넣어본건 모짜렐라 치즈였다. 일단 여기저기 넣어봤는데 단가를 올릴만큼의 매력을 못느꼈다.

내가 허접하게 만든 메뉴로 돈을 받으려니 좀 이상하기 했다.

또 시행한건 체다 치즈였다.

체다치즈는 팥보다는 슈크림에 더 어울리는 듯 했으나, 가격문제로 패쓰했다.



그 다음에 해본 것은 크림치즈였다.

역시 원가가 비싸기때문에 시행은 힘들거라고 생각했지만, 맛이 어떤지 궁금했기에 만들어봤다.

개인적으로는 별로였고, 팥을 넣고 크림치즈까지 넣으니 계속 붕어빵틀에서 반죽이 넘쳐흘렀다. 만들기도 쉽지 않았다.

결국 치즈는 대실패했다. 대충 야매로 하기에는 치즈는 좀 준비가 필요할듯 했다.

 (치즈를 미리 재단한다는 등 말이다)



3번째로 준비한것은 고구마붕어빵이였다.

내가 붕어빵한다고 누나에게 말하자 누나는 곧바로 했던 말이 고구마붕어빵을 해보라는 것이였다.

그게 생각나서 만들어보기로했다.

반죽은 그대로하고(보통 자색고구마분말을 사용 하는 것 같지만....)

속 재료만 만들기로 했다. 먹어본적이 없다보니 어떻게 만들지 대안이 없었다.

잠시 생각하다가 단순하게 떠오른 방법은 일반 고구마를 삶아서 으깨고 거기에 고구마 무스를 섞는 것 이였다.


그러니까 고구마무스 + 고구마 으깬것

맛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그런데 고구마 붕어빵을 먹어본 친구의 평

붕어빵이랑 잘 안어울리고, 맛이 없다는 것이였다.

맛이 없다라는 것에 대해서 친구가 더 길게 한 이야기는 이렇다.

슈크림이 가장 달고, 그 다음은 팥이 달고, 고구마가 가장 덜 달다는 것이다. 그래서 맛이 상대적으로 없다는 것이였다.

나름 일리가 있는 말이였다. 속 재료만드는 과정에서 고구마에 설탕이라던가 물엿이라던가

다른 재료를 섞어서 만들었어야했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나, 고구마무스의 단맛으로 커버가능하지 않을까 했었었다.


그래도 나의 고집을 밀고 나가 2마리에 천원에 팔았다.

(그냥 원가만 벌어들이자는 생각으로 팔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고구마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나같은 젊은 친구들보다 어르신들이 고구마랑 친숙하니까 좋아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한 할아버지 손님이 고구마 붕어빵을 드셔보시고 하시는 말씀이


나는 고구마에 물렸어 고구마를 밥처럼 먹었어. 그래서 그런지 고구마는 안좋아해


많지는 않았지만, 소수의 손님들은 고구마 붕어빵을 사러 오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렇게 큰 이슈가 없이 고구마 붕어빵도 만들었던 속 재료를 모두 소진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개발하면 괜찮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그러나 확실히 원가 대비 얼마 받아야하는 그런 계산이 약하고, 

내가 야매로 만든 이 고구마 붕어빵을 2개에 천원에 팔아도 되는건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냥 이번 붕어빵을 장사하면서 아무것도 해보지 않고 끝나는 모습을 스스로에게 보이기 싫어서

야매로 몇가지 도전해본 정도의 느낌이였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몇가지를 느끼게 된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어 내가 새로운 돈까스를 개발했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손님들에게 판매하기 위해서 가격부터 플레이팅까지 모두 직접해야한다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다. 

수많은 가게를 다니면서 플레이팅된 돈가스를 먹어봤지만,

내가 만든 돈가스를 직접 플레이팅 해보라고하면,

그릇부터 포크, 나이프, 가격 돈가스와 밥의 위치 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쓰이고, 결정하기 쉽지 않다.

(물론 대충하면 할 수 있겠지만...ㅋㅋㅋ)


평소 정해진 가격이 있으면 그런가보다 사먹었는데

내가 막상 가격하나 정하려고 하는데도 긴가민가 고민이 많았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평소 관찰력을 높이고 원가계산에 대한 생각을 좀 더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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