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경험적 배움/붕어빵 장사 (21)
심슨생각
1. 어묵국물을 사랑하는 아이들 위 아이들은 나의 어묵국물 킬러들이였다.나는 전에 국물을 돈 주고 판매하는 곳을 보았다.그곳을 보며 무슨 국물을 돈 주고 파냐라고 생각했는데위 아이들이 자기 친구들을 계속 불러오면서 뜨겁다고 종이컵을 2개씩 3개씩 쓰고,국물은 3,4번식 떠먹는 것을 보면서 왜 국물을 돈 주고 파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역시 사람은 경험을 해야한다.경험하지 않고는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그런데 위 아이들은 붕어빵 그만두기 1달전?정도부터 안오기 시작했다.내가 뭔가 잘못한걸까?..라는 생각도 들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2. 계산통 위 계산통을 손님이 더 집기 가까운곳에 놔뒀다.몇몇 손님들은 이 모습을 보고 누가 가져가면 어떡하냐고 내 쪽으로 놔두고라고 당부해주셨다.끝날때까지 위의 자리를 고수했..
처음 시작할때 그 누구도 찬성하던 사람이 없던 일이었던 붕어빵이라는 일아무래도 거기에는 내 적지 않은 나이가 큰 이유였으리라 그러나 나의 오래된 숙제와도 같았던 붕어빵장사라는 것은 이번 17-18 시즌 겨울에 해냈다. 누군가 한다고하면 추천하냐? 비추천하냐? 몇가지 조건이 있긴 하지만저는 개인적으로 추천합니다~! 1. 붕어빵장사 전업은 별로 없다.정말 좋은 자리에서 장하시는분들 제외하고는 거의 투잡을 하는 것 같습니다저또한 투잡을 하고 싶었으나, 몇가지 이유로 하지 못했습니다투잡을 하면 붕어빵 장사만으로 부족한 수입을 늘릴 수 있습니다 2. 여러가지 경험을 하게 됩니다.어디가서 사장마인드를 가지고 장사를 해보겠습니다여러가지를 느끼게 해줍니다. 직원은 손님이 안 오면 스마트폰 게임을 할 수 있어서 기쁘지만..
오늘은 그냥 평범한 하루다. 아니 사실 거의 모든날이 평범한 하루라고 볼 수 있다.이런 날에는 그냥 팟캐스트나 음악을 들으면서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단편의 생각들은 하나씩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것들은 내 생각노트에 정리하거나 한다. 그런데 생각이라는게 머릿속에 뭐가 차있으면 그러니까 뭔가 미해결과제같은게 있으면 잘 안돌아간다. 오늘도 약간 그런날이다. 생각해보니 평범한 하루가 아니고 특별한 날이였다.실수로 집에서 잔돈을 안가지고 와버렸다. (장사를 하겠다는거야 말겠다는거야)잔돈을 바꿔줘야하는 손님은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 걱정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그래서 생각들이 정리가 잘 안되었던것이다 장사가 잘안된다고 느낄 찰나, 중학생? 많아야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이 들어왔다.천원어치를 주라고..
첫날 정말 숨도 안쉬고 붕어빵만 구웠다. 첫날이라 엄청 구워먹기도 했고, 멘탈도 여러번 나갔다.수원에 사는 누나는 그날 그 모습을 보고 엄청 나를 걱정했다.1주일안으로 접을거라고까지 말했으니 어지간히 내가 어리버리 혹은 멘붕된 표정을 보였나 보다그래서 다시 도와주러 왔다.나는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미 적응할대로 적응했고, 없어도 충분했기 때문이였다.그런데 누나의 마음?(뭔지 모르지만) 두눈으로 확인해봐야 편했는지 수원에서 먼거리인 광주까지 온다고 하는것이였다. 나는 누나가 오는게 내키지 않았던 이유가 또 하나 있었는데 일단 오면 누나가 딱히 할일이 없다. 붕어빵을 구울 수도 없고, 어묵은 손님들이 알아서 먹고, 그냥 하루종일 추위에 떨면서 밖에 서있어야하니 나도 불편하고 누나도 불편하다 물론 사람..
붕어빵도 익숙해지니 어느새 나의 평범한 일상이 되었다.처음시작할때는 특별한 경험을 위해서 시작했는데 말이다.그 익숙함이 편하게 느껴질때도 있고, 지루하게 느껴질때도 있는데 지루하게 느껴지는 어느날의 일이다.아주머니 한 분이 조심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 어깨 한쪽만 내민 (내가 붕어빵집에 들어온것도 안들어온것도 아니여) 상태로 말을 거셨다. “장사 잘되세요?”“예?”“아니 그냥 장사 잘되시냐구요”“예예 잘되는데 요새 조금 한가하네요” 요새 경기가 안좋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환전히 가게 안으로 들어오셨다.아마도 대화가 되네? 혹은 이런걸 잘 모르네 라는 생각이였을 수도 있을 것 같다아무래도 도를 아십니까? 하는 분들은 여러곳에서 거부를 당하지 않을까 싶다.그런데 내 얼굴도 착하게 생기고, 말도 잘 해주니 뭔가 ..
전에도 말했던 일화를 다시 들려드리겠습니다아주머니 손님이 어묵을 약간 헐레벌떡 맛있게 드셨다그때 나는 손님이 몰려올것을 대비해 열심히 붕어빵을 굽고 있었다. “하루에 몇 봉 파요?” 어묵을 드시던 아주머니께서 갑자기 질문하셨다.보통 하루에 얼마나 벌어요? 라고 물어보시지 몇 봉을 파냐고 물어보지 않는다.이건 장사를 하신분이라는 생각이 자동적으로 들었다.몇봉이냐는 말은 위 사진의 5kg반죽을 하루에 몇봉이나 소모하냐는 말이다 “붕어빵 하셨었어요?” “좀 오래됐지 예전에 여기에서 했었어”라고 하셨다. “아 그러셨구나. 저 지금 하루에 3봉에서 3봉 반정도 팔아요” 아주머니는 나의 대답에 탄식을 하며 말했다 “오메~ 그렇게 밖에 못 팔아? 나때는 그래도 5봉씩은 팔았는디” 그러더니 얼른 어묵국물을 맛 보식도 ..
오후 3시정도 되었을까? 한 남자아이가 소심하게 어묵 얼마냐고 기어들어갈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한개에 500원” 이라고 그 친구의 작은 목소리와는 대조적으로 크게 대답했다. “싸네요 맛있겠다” 그 친구는 내 눈치를 보며 말했다. “싸다고? 거의 500원이잖아” 보통 이정도 가격아니냐는 나의 물음에 그 친구는 말했다 “제가 운암동에서 얼마전에 이사왔는데요. 거기서는 2,500원이였어요. ” 나는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 재차 물어봤다“ “1개에? 2500원? (어묵을 들어보이며) 지금 이 어묵 이거 말하는거지? 이거 한 개에?” “예 심지어 크기도 작아요 (양동시장이란곳에서 어묵을 먹어봤는데 내가 판매하는 것보다 작긴하더라)” 나는 1개에 2500원임을 어린 친구를 통해 확인받고 머릿속에 떠오르..
나의 현재 어묵 국물에 들어가는 베이스는 아래와 같다디포리(넓적한 멸치), 고추씨, 통후추, 소금, 멸치 다시다, 다시마, 혼다시, 무, 대파 위의 것을 매일 똑같이 정량적으로 넣진 않고 그냥 기분에 따라서 넣는다.그래서 매일 맛이 달라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이런 대충하는 스타일을 바꿔야 하는데 쩝) 어묵은 업체사장님이 가져다 주시는 것을 주로 쓰고, 가끔식 다담식자재마트에서 영진표 어묵을 사서 쓴다영진표 어묵은 손님이 추천해주신건데, 부는 시간이 오래걸려서 쫄깃한 식감을 오랫동안 유지 할 수 있다. 어느날 손님 한분이 어묵을 드시고 계셨다.(전에도 몇 번 오셨던 분이셨다)그 손님이 내게 말했다 “여기에 멸치랑 다시마랑 들어갔나보네 좀 씁쓸한 맛이 나고만”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2가지가 떠올랐다..
붕어빵 장사를 시작했었던 첫 날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정말 하루종일 여유없이 붕어빵을 굽기만 했다.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부터 여유가 생기고, 쉴 타임이 은근 많았다.그래서 그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서 누나가 추천해준 팟캐스트 지대넓얕을 들었다. 지대넓얕은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얕은 지식의 줄임말이다그런데 내가 볼땐 절대 얕지가 않더라~ 4명의 패널들이 무슨말하는지 하나도 이해가 안돼더라 나름 철학적인 생각을 한다고 생각했으나, 그냥 나 혼자 내가 살아가는 내 세상에서의 경험에 대해서만 그랬던거지 이론적으로는 하나도 모르다보니 그런 것 같다.니체니 플라톤이니 칸트니하는 것은 1도 모른다 그래도 듬성듬성 이해되는 주제를 위주로 듣기 시작해나가니 들을 만했다.계속 듣다보니 거기에 나오는 분들에..
날씨가 화창하게 좋은날의 오후였다.나같은 경우 1시에 출근하기때문에 하루일과의 시작이지만, 다른이들에겐 점심을 먹고난뒤 피로가 살짝 몰려올 시간이기도 하겠다. 그때 폐지를 리어카에 싫고 오신 할머님 2분이 붕어빵이 얼마냐고 물어보셨다.그런데 할머님들은 어물쩡어물쩡 들어올지 말지 서로 대화하시면서 고민하고 계셨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런 내용이였다. 1000원어치 살까 2000원어치 살까 였다. 할머님들 뿐 아니라 대부분이 붕어빵집에서 3가지 정도의 고민을 한다 첫번째 붕어빵을 먹을까? 말까? 먹는다고 들어와서 1000원어치를 살까 2000원어치를 살까?그리고 어묵을 먹을까 말까? 이렇게 3가지 고민을 한다. 할머님들도 역시 고민을 하고 계시기에 나의 선입견이겠지만, 할머님들 돈이 얼마 없으실거야 라는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