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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붕어빵 12. 기자분이 평가해준 나의 어묵 [잉어빵 장사 후기] 본문

경험적 배움/붕어빵 장사

그 겨울 붕어빵 12. 기자분이 평가해준 나의 어묵 [잉어빵 장사 후기]

심쿵현 2018. 3. 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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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현재 어묵 국물에 들어가는 베이스는 아래와 같다

디포리(넓적한 멸치), 고추씨, 통후추, 소금, 멸치 다시다, 다시마, 혼다시, , 대파

 

위의 것을 매일 똑같이 정량적으로 넣진 않고 그냥 기분에 따라서 넣는다.

그래서 매일 맛이 달라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이런 대충하는 스타일을 바꿔야 하는데 쩝)

 

어묵은 업체사장님이 가져다 주시는 것을 주로 쓰고, 가끔식 다담식자재마트에서 영진표 어묵을 사서 쓴다

영진표 어묵은 손님이 추천해주신건데, 부는 시간이 오래걸려서 쫄깃한 식감을 오랫동안 유지 할 수 있다

 

어느날 손님 한분이 어묵을 드시고 계셨다.(전에도 몇 번 오셨던 분이셨다)

그 손님이 내게 말했다


여기에 멸치랑 다시마랑 들어갔나보네 좀 씁쓸한 맛이 나고만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2가지가 떠올랐다. 요리에 일가견이 있으시거나, 장사를 해보셨거나


평소에 요리를 즐겨하세요? 잘아시네요~”


그 분은 어묵을 크게 한 입 베어물고,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고, 내가 어묵을 좋아해요. 많이 먹어. 여기는 어묵이 진짜 좋은 어묵을 쓰는고만


나는 속으로 어묵? 여기서 기본으로 가져다주는 건데 좋은건가? 혹시 다담에서 샀던 영진 어묵 드셨나? 라고 생각했다


아 그래요? 어떻게 좋은 어묵이라는 것을 아세요?”


"보통 이정도 불은 어묵에서는 비린맛이 나거든. 그런데 여기 어묵은 비린맛이 안나

어묵으로는 최상이야




나는 생각보다 근거있는 평가에 혹시 어묵전문가세요?라고 농담을 쳤다

그러자 국물을 드시면서 그분은 대답했다


아니 그냥 어묵을 좋아해~ 많이 먹었지 엄청많이.  내가 기자거든. 주로 북구에서 활동하는데

북구에 있는 어묵이란 어묵을 다 먹어봤을거야


손님의 말에 급 신뢰도가 상승했다. 물론 사람들의 입맛은 다 다르고 절대적으로 그 손님의 말을 받아 들일 순 없겠지만

처음 받아보는 피드백에 설레여서 막 더 물어보고 싶어졌다.


그럼 혹시 국물은 어때요?”


손님분은 슬쩍 내 눈치를 보시더니 말을 이어갔다


...여기 국물맛은 중....? 먹을만한데 저기 어디에 할머니가 하시는 어묵이 있는데 진짜 최고야 엄청 맛있어.”


마치 참고를 꼭 하라는듯 정확환 위치도 말해주시고, 거기 어묵엔 한약재를 넣었다느니하는 얘기를 해주셨다.


한약재요? 단가가...


여기보다 비싸지. 3개에 2000원 그래도 맛있으니까 줄서서 먹어


기자분이시라니까 갑자기 관심병이 도져 무리수를 던졌다


혹시 저의 붕어빵인생도 글로 써주세요"


나의 멋쩍은 웃음에 기자분은 이성적으로 대답해주셨다


어묵이 맛있어지면 써줄게


나는 이내 수긍했다.

 

그 분이 가시고 나서 후회했다.

명함이라도 받아놓을걸하고 말이다

맛있어져도 연락을 드릴수가 없다


이렇게 기자분의 정중한 거절을 나는 진심으로 오해해서 명함을 받아야됬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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