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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붕어빵 14. 예전 같지 않은 붕어빵 [잉어빵 장사 후기] 본문

경험적 배움/붕어빵 장사

그 겨울 붕어빵 14. 예전 같지 않은 붕어빵 [잉어빵 장사 후기]

심쿵현 2018. 3. 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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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말했던 일화를 다시 들려드리겠습니다

주머니 손님이 어묵을 약간 헐레벌떡 맛있게 드셨다

그때 나는 손님이 몰려올것을 대비해 열심히 붕어빵을 굽고 있었다.


하루에 몇 봉 파요?”


어묵을 드시던 아주머니께서 갑자기 질문하셨다.

보통 하루에 얼마나 벌어요? 라고 물어보시지 몇 봉을 파냐고 물어보지 않는다.

이건 장사를 하신분이라는 생각이 자동적으로 들었다.

몇봉이냐는 말은 위 사진의 5kg반죽을 하루에 몇봉이나 소모하냐는 말이다


붕어빵 하셨었어요?”


좀 오래됐지 예전에 여기에서 했었어라고 하셨다.


아 그러셨구나. 저 지금 하루에 3봉에서 3봉 반정도 팔아요


아주머니는 나의 대답에 탄식을 하며 말했다


오메~ 그렇게 밖에 못 팔아? 나때는 그래도 5봉씩은 팔았는디


그러더니 얼른 어묵국물을 맛 보식도 붕어빵도 맛을 보셨다.


아마도 내가 장사를 못해서 못버는건지 그냥 시대적흐름상 붕어빵 장사가 자연도태되고 있는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서인것 같다.


어묵국물은 맛있고만 잘했구만, 원래 요리를 잘하는구만


나는 국물맛을 낼 수 있었던 이유를 말씀드렸다.

아주머님은 내가 장사를 못한다는 생각으로는 현재 나의 매출을 이해할 수는 없으셨는지

경희 붕어빵의 단점을 말씀하셨다.

경희 붕어빵이 기름이 많아. 그래서 안돼~ 요즘 사람들은 건강 생각하는데 먹겠어 너무 심해라고 장사가 안되는 이유를 나름대로 급하게 만들고 계신듯 보였다.


언제까지할라고?”

아주머니는 나에게 물었다.


3월까지? 정도 하려고요


아주머니는 기다렸다는듯 말씀하셨다.


“3월달은 빨리 접는게 이득이야. 나도 3월달에 했었는데 1봉에서 1봉반~ 팔았어


나는 좀 충격을 먹었다. 5봉 파신분이 1봉에서 1봉반이면....나는 컥 이라고 생각했다.

아주머니는 붕어빵 잘 구운다며 1천원치 사시고는 후다닥 가셨다.

 

아주머님이 주신 정보는 귀했다. 길면 2월말까지 해야겠단 생각으로 설날은 기준으로 접어야될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도 하게 되었다.


붕어빵이 예전만큼 장사가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도 해보았다.

그럼 예전에는 정말로 장사가 잘되었을까?

물론 나는 팩트를 파악할 순 없다. 손님들의 말을 종합해봤을때 추측해보는거다


알바보다는 이게 나을거여”, “200은 넘게 벌지?” “이 일이 쏠쏠해 솔잔히 벌것이여


“5봉씩은 팔았어


이런 손님들의 말을 들어봤을대 예전에는 붕어빵장사가 잘되었다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해보셨던 분들도 잘되었었다고 말하셨던분들이 있었다

 

그럼 지금은 장사가 안될까? 나만 안될까?

지금도 잘되는곳은 잘될것이다. 자리가 엄청 좋은지, 어묵,붕어빵 둘중에 하나가 스페셜하던지

그분들은 시대랑 상관없이 잘하시는분들이니, 차치하자

 

처음엔 나만 안되나..내가 장사를 잘 못하고 있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손님들이 오셔서 국물이 일품이네” “국물이 진짜 맛있네”, “빵을 진짜 잘굽네”, “여기빵은 우리직원들이 좋아해”, “내가 원래 붕어빵도 안좋아하고 밥도 먹었는데 여기 붕어빵은 먹게 되네등등 내가 특별히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진 않았다.

물론 맛으로만 평가되는것은 아니지만, 접객도 우수하진 않지만 떨어지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럼 그냥 평범하다고 생각한다.

 

그럼 이제 내가 뭔가 잘못해서 장사가 안되는게 아니고 다른 요인이 있다고 생각해보는 단계로 넘어가봐야겠다.

 

1. 예전 시대와 다르게 건강을 중시하는 문화가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바로 앞에 유기농재료로 만든다고 홍보하는 빵집이 있다.

나는 노점상이다. 요즘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 건강한 것을 먹이고 싶어한다.

본인도 이왕이면 건강한 빵을 먹고 싶을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붕어빵은 매력적인 소비상품이 아닐 것이다.

 

2. 배달문화가 발달하여서 요즘 아이들이 붕어빵보다 치킨이나 피자, 족발 보쌈에 더 익숙하여,

부모님들이 예전보다 끝나고 붕어빵을 사들고 집에 들어가는 횟수가 줄었을 것이다.

 

3. 경쟁 붕어빵업체가 늘어났고, 푸드트럭의 숫자도 늘어나서, 경쟁력이 약화되었다

예전에 붕어빵해야지 했다면 요즘에는 다 푸드트럭해야지라고 말한다.

그만큼 푸드트럭의 숫자는 많다.

그러다보니 붕어빵은 어르신들이 많이하고 푸드트럭은 50대이하의 사람들이 많이 한다.

내가 일하고 있는 일곡동에도 푸드트럭이 많다. 겨울이여서 회 푸드트럭도 있고, 아래로 내려가면 1년 내내 하시는 쑥호떡집(노점)도 있다.

내가 위치한 곳으로부터 어디로 이동하든 경쟁업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즐비하다


 

4. 다이어트열풍으로 어린나이의 친구들도 본 식사 이외의 간식으로 꺼린다

한가할때 밖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소리를 들어보면 대부분이 붕어빵 먹을래?” 이다

그 말소리를 안에서 듣고 있는 나는 '들어오겠군' 하고 자본주의 미소를 지어보이며 기다리지만,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먹을래?”라는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했기 때문일것이다.

그러니까 부모님이나 형이나 친구가 먹을래? 했을때 안 먹는다고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반대로 애기들이 어묵 어묵외치면, 어머님들은 밥먹어야지하고 나의 가게를 그냥 지나치는 경우 또한 많다.

예전 가난하던 시절에는 자기 자식이 잘 먹는 것만 보아도 부모님들이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느정도의 삶의 질이 모두 형성되다보니, 자식들이 무엇을 어떻게 잘 먹을지 걱정을 하는 사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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