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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붕어빵 15. 도를 아십니까? [잉어빵 장사 후기] 본문

경험적 배움/붕어빵 장사

그 겨울 붕어빵 15. 도를 아십니까? [잉어빵 장사 후기]

심쿵현 2018. 3. 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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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도 익숙해지니 어느새 나의 평범한 일상이 되었다.

처음시작할때는 특별한 경험을 위해서 시작했는데 말이다.

그 익숙함이 편하게 느껴질때도 있고, 지루하게 느껴질때도 있는데 지루하게 느껴지는 어느날의 일이다.

아주머니 한 분이 조심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 어깨 한쪽만 내민 (내가 붕어빵집에 들어온것도 안들어온것도 아니여) 상태로 말을 거셨다.


장사 잘되세요?”

?”

아니 그냥 장사 잘되시냐구요

예예 잘되는데 요새 조금 한가하네요


요새 경기가 안좋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환전히 가게 안으로 들어오셨다.

아마도 대화가 되네? 혹은 이런걸 잘 모르네 라는 생각이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도를 아십니까? 하는 분들은 여러곳에서 거부를 당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내 얼굴도 착하게 생기고, 말도 잘 해주니 뭔가 좋은 기운을 느꼈으리라 싶다


제가요 도에 대해서 공부하는 사람인데 잠깐 쉬러 들어왔어요 조금 있다 가도 되죠?”


그럼요 그럼요 쉬었다 가세요라고 세상 착한 척 하였다


그리고 곧바로 질문하였다.


도라는게 뭐예요? 도를 아십니까예요?”


아마도 보통 도 관련얘기로 화제전환하기 위해 머리를 굴려야했을텐데

내가 알아서 먼저 도라는 얘기를 꺼내니 당황했는지 준비가 안되셨는지

한 발 물러서셔서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려 하셨다. 날씨가 좋아서 장사가 좀 안될거라는 그런 것으로 말이다.

 

그러나 나는 나의 여러 궁금증을 폭포수 처럼 쏟아냈다.” 예를 들면 이런것이다.

-도랑 도교랑 같은거예요?

-도를 닦는 사람들도 종교예요?

-도라는게 우주랑 무슨 관련이 있는거예요?

-도라는 것도 절대자를 믿는거예요?

-도를 왜 공부해야하는거예요?


그러자 그 분은 자신도 아직 도를 공부하고 있는 말하자면 초보라면서 다음에 다른분과 함께 오시겠다고 하였다.

붕어빵을 하나 먹어도 되냐고 하셔서 하나 드시라고 하였다.

도라는게 가난한 모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사먹을텐데 그냥 먹어도 되냐니

쪼잔한 장사를 하고 싶진 않아서 세상 쿨한 척 드시라고 하였다.

 


1주일 정도 뒤? 다른 아주머니 한분과 방문 하셨다.

그 다른 한분도 오시자마자 장사잘 되냐는 이야기를 하셨다.

먹고 사는 문제 그러니까 돈에 관심이 많군이라고 생각했다. 뭐 중요한거기도하고 궁금할 수도 있지 라고 생각은 하였지만, 뭔가 고차원적인것을 공부하시는 분들이 그런 질문을 하니

(물론 그분들은 의례하는 평범한 안부인사였겠지만) 좀 뭔가 그랬다.

그러면서 새로오신 여자분은 계속해서 매출이 얼마정도 되냐? 어떤방식으로 돈을 버는건지(재료값이 얼만지) 사장인지? 알바생인지? 하는질문들은 했다.

나는 저번에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고 싶었는데 질문에 대답하느라 살짝 김이 빠졌다.


그러다가 여기도 붕어빵 마차도 설치해주고 재료를 매일 가져다주시는 분들이 있고, 그분들에게 재료값을 지불한다라고 하고 나의 불만을 살포시 얹어서 얘기했다. 그 이야기를 할때

살짝 감정적인 신경전이 있었다. 아마도 내가 조금 감정적이였다.


그러자 그분들은 나의 감정이 조금 누그러뜨러진것을 느끼자, 괜히 오늘 얘기하면 안 좋은 것 같다고 느꼈는지 다음에 또 오겠다고 하고 가셨다.

그분이 가고 생각한건데, 기존 아주머니는 한마디도 안하시고, 다른 아주머니만 계속 말씀하셨다

그 안에도 서열이 있는것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 새로운 아주머니의 대화법은 인상적이였다

마치 나의 속을 꿰뚫고 있다는 느낌이 들만큼 그분의 하는 말이 맞는게 많았다.

보통은 여기에서 상대를 인정하고, 주도권을 뺏기거나 하고, 더 나아가서는 신뢰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그 핵심의 깊이가 나도 이미 생각하고 있는 수준이였다. 그냥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호 이 아주머니분은 좀 다르시군 하고 생각하는 정도였다

또 그것이 그사람이 가지고 있는 무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무기


 

이번에는 얼마 안 있어 2틀뒤 다시 나타났는데 이번에는 남자분이랑 같이 오셨다

저번에 아주머니께는 내가 너무 감정적으로 민감하게 대했기때문에 이번에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역시나 장사 잘되냐 얼마나 파냐 손님이 있냐 없냐 이런 이야기를 하고나서 나도 그들도 원하는 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사실 도에 대해서 그냥 세상이 만들어놓은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

그런데 왜 무었때문에 그게 나쁜건지 혹은 내가 부정적인건지는 나도 모르고 있었다.

그냥 이런게 세상의 인식 인 것 같다.

그런상태(부정적인식)에서 대화를 하다보니 좀 도에 대한것에 반박하는 나의 의견이 좀 많긴했다

대화를 다 쓰긴 복잡하고 길어서 단순하게 줄여냈다.

 

: 도라는 것에 절대자가 있나요?

남자분: 나는 하나님도 믿고, 석가도 믿어. 나는 다 믿어.

 

:그럼 그런거네요 절대자라는 것은 없고 자연은 왜 존재하는지 차치하고 자연은 원래 존재하니까 그 안의 어떤이치를 알아가는거네요 그러니까 자연자체가 원래 그렇게 생겼고, 그것을 알아가는거네요?

남자분: 이제 10프로 이해했구만

 

:그러면 왜 그걸 믿어야해요? 누구나 사람들은 세상을 이해하려고하고 다 자신만의 세계에서 나름의 세상을 만들면서 살아가는데 왜 도라는것 하나로 길을 만들어놓고 우리가 그것을 따라가야하는거죠?

남자분:그건 와봐야 알지 배워봐야 알지 내가 붕어빵을 구워보지도 않고 그쪽의 입장을 알 수 있겠어요? 모르죠? 마찬가지예요

 

:그러면 교회는 믿으면 구원이라는것 그러니까 천국이라는 설명할 수 있는게 있잖아요

그럼 도에서 말하는 도통? 도를 깨우친사람들은 뭐가 좋은거죠? 도를 깨우쳐도 죽고 끝이라면 우리가 도를 깨우칠 필요가 없잖아요

남자분: 그건 말로 설명할수가없어요. 본인이 도를 깨우쳐보지 않고 어떻게 알겠어요

모르겠죠. 그건 본인이 해봐야하는거죠.

 

:설명할수가 없다고요? 뭐 죽고나면 극락세계로 간다거나 죽고나면 어떻게 된다거나

도를 깨우치지 못한사람들은 어떻게 되고 이런걸 모르고 그냥 그럼 깨우쳐 보시는 건가요?

이해가 안되네요

남자분:궁금하면 다녀보세요 모임에 오면 알려줄게요

 

:그럼 그곳이 인생의 길? 도에 대해서 공부하는 곳이라고 했잖아요. 그럼 다양한 사람이 인생의 길을 공부하다보면 한가지로 좁혀지기 힘들텐데, 어떻게 그것들을 교통?

 

남자분:세계적으로 석가라는사람이 도를 깨우친사람인데 그가 맞으니까 우리가 그것을 배우는거죠 도는 자연의이치 세상의 이치를 어느순간 (말로표현하기 힘들다고함) 탁 깨닫는것이예요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지 누가 알려주고 평가해주는거죠? 그냥 자신의 어느 깨달음이 특별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는거 아닌가요? 세상사람들은 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도를 닦고 있는거 아닌가요?

 

남자분:도를 닦는다고 다같은 도가 아니죠 삶에 대한 본질 인생에 대한 세상에 대한 도를 닦아야죠

:자신이 도를 깨우쳤다는걸 어떻게 아는거죠자신만이 느끼는 어떤 감정같은 것일텐데, 그게 특별하다는걸, 평범치 않다는걸

자기자신만 아는것일텐데, 그걸 어떻게 알고 주변에서 인정해주는건가요? 주변사람들이 해주나요? 자신이 나 깨달았다 하는건가요? 좀 이상한것같아요

 

남자분은 다음부터 더이상의 대화는 소비적논쟁 혹은 이렇게 반박하고 싶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을것이다 그런 부류의 놈인지 알고 더 알고 싶으면 나오라는 말만하고 더이상 도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

 

아직 나의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딱히 알아보고 싶지는 않다.

 

-도를 깨닫는게 중요한것이다? 어떻게 확신을 갖는것인가?

그냥 맞다고 생각하고 믿는다면 얼마나 불안한 믿음인가 생각해본다.

그것을 위해 평생을 그것만을 위해 공부한다는게 어려운것같다

 

- 원래 자연(우주)이라는게 도를 깨닫는 방식으로 죽음 이후에 어떤 체험(천국같은 세계일수도있고, 감히 인간이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하고 지옥불에 갈수도 있을것이다) 을 하게 된다면

왜 자연은 그렇게 어렵게 설계 되어있는 것인가

 

- 원래 자연은 그냥 자연적으로 만들어진것인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물리적세계가 정신적인 무언가를 깨달으면 특별한 체험? 세계로 간다? 뭔가 이상하다

 

- 도라는 것에도 나름의 학문? 그 분은 주역이라고 하였는데 그 뿌리가 있을것이고, 그 사상이 바탕일 것인데 그가 생각해낸 세계관이 실제로 존재한다는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혹은 그 어떤것(깨달으면 어떻게 되는지 말을 안해주니)이 가능하다는것

그냥 거기에 동의한 소수의 사람들이 만든 어떤 모임같은것에 지나지 않는 거 아닐까?

근데 그게 돈이 되거나 정치에 이용되거나 자연스레 세력이 확장되면서 힘을 얻은게 아닐까?

 

사실 내가 도에 대해서 막 궁금했던건 대화를 하면서 느낀건데 나의 가치관 인생관과 유사한게 많아서이긴했다

 

커피숍에 있는데 저 맞은편에 정말 예쁜여자가 있다고 해보자

우리는 흔히(자존감이 낮아서 일수도 있으나 차치하고) “저런 사람은 누구랑 사귈까?”라고 생각한다

답은 단순하다

그녀가 아는 사람들 중에 사귄다.

내가 그녀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면 그녀가 아는사람이 되고 사귈확률은 올라가게 된다.

 

사람은 자신이 아는것 그 이상의 세계에선 살 수 없다고 생각한다

도를 믿는 사람들은 자신의 세상에 도가 들어왔고 아는것이 되었고, 또 그것을 선택한것이다

나는 도를 선택하지 않을것이다. 왜냐면 아직 내가 모르는 세상 모르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단순히 매점에서 과자고르듯 

내가 도를 고를 순 없다.

또 인생은 내가 선택하지도 않았고, 그냥 태어나서 살고 있다. 어쩌면 인생은 꼭 무언가 이루어야 어떻게 살았는지에 따라서 거기에 걸맞는 보상?이 사후세계에 펼쳐지는게 아닐수 있다.

그냥 어떻게 살든 누구에게나 비슷한 세계가 이루어질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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