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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적 배움/붕어빵 장사

그 겨울 붕어빵 18. 최종회 [잉어빵 장사 후기]

심쿵현 2018. 3. 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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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할때 그 누구도 찬성하던 사람이 없던 일이었던 붕어빵이라는 일

아무래도 거기에는 내 적지 않은 나이가 큰 이유였으리라


그러나 나의 오래된 숙제와도 같았던 붕어빵장사라는 것은 이번 17-18 시즌 겨울에 해냈다.


누군가 한다고하면 추천하냐? 비추천하냐?


몇가지 조건이 있긴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추천합니다~!


1. 붕어빵장사 전업은 별로 없다.

정말 좋은 자리에서 장하시는분들 제외하고는 거의 투잡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또한 투잡을 하고 싶었으나, 몇가지 이유로 하지 못했습니다

투잡을 하면 붕어빵 장사만으로 부족한 수입을 늘릴 수 있습니다


2. 여러가지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어디가서 사장마인드를 가지고 장사를 해보겠습니다

여러가지를 느끼게 해줍니다.


직원은 손님이 안 오면 스마트폰 게임을 할 수 있어서 기쁘지만,

사장은 왜 손님이 안올까 연구하고 생각합니다


직원은 손님이 물을 갖다 달라고하면 "물은 셀프"라고 말하지만,

사장은 직접 가져다 주면서 물셀프규칙을 없애야되나 고민합니다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경험을 해도 직원일때와 사장일때는 생각 자체가 다릅니다.

물론 훌륭한 직원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요새 시대에는 안그래도 노동력착취가 심한 대한민국에서 직원이 사장마인드를 가지고 열심히 하는 모습은 쉽게 찾기 힘듭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붕어빵 장사를 하면서 느낀점 생각나는 거 몇가지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1. 최고의 스승은 손님이다

장사를 잘하고 싶다면 관찰력이 뛰어나야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을 관찰하냐? 바로 손님입니다.

사실 붕어빵 굽기위해 고개를 숙이니 손님을 관찰할 시간이 별로 없긴합니다.(대놓고 바라보는것도 좀 이상하죠)


손님이 스승이라는게 무슨말이냐면요


손님이 무거운짐을 들고 힘들게 어묵을 먹고 있으면 짐을 거치할수 있는 거치대를 마련하라고 손님이 알려주시는 거고

손님이 어묵국물을 먹고 아주 찰나의 순간 0.1초 인상이 구겨지면 국물맛을 체크해야한다고 알려주시는 거고

손님이 붕어빵 얼마예요?라고 물어보면 메뉴판을 만들어놓으라고 알려주시는거다


손님보다 더 위대한 스승은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2. 경험의 소중함을 알았습니다

경험이 왜 중요하냐면 바로 생각을 하게 주는 것 같습니다

생각은 내가 체험하고 있는 세계를 기반으로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현재 만지고, 보고, 듣는 것으로 감정이 일어나게 되고 

그 감정을 기반으로 생각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책은 통한 간접경험도 매우 훌륭한 배움이지만, 딱 책이 알려주는 그러니까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받아들이는 정도입니다. 

보통 책을 읽을때 자신의 경험에 대입해보면서 자기화 작업을 하는데 많은 경험이 더 풍부한 자기화 작업을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경험을 통한 배움은 맞춤양복같은 내 삶에 딱 맞는 생각들은 생산해낸다고 생각해요

물론 책이나 강연으로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똑같은 경험에서도 더 많이 배울 가능성이 크긴 합니다.


책은 효율적인 배움이고, 경험은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책이나 강연이 매우 중요하지만,

책이나 강연을 통해서 얻은 깨우침이나, 감동이 내 삶에 생각보다 적용이 잘 안됩니다.

그런데 내가 실제로 경험을 통해서 얻은 깨달음은 내 삶의 가치관이 되고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저도 군대에서 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었습니다.

-사람들의 이름을 외워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1명의 손님에게 잘해주는 건 그가 관계 맺고 있는 255명에게 잘해주는 것과 같다

등등 


위 내용을 그냥 알고만 있는 수준입니다.

그것을 인식하고 행동하는 것은 그러니까, 행동하게 만들어주는 동력이 되기에는 부족합니다.

내 삶을 통해서 깨달은 것. 그러니까 내 스스로 생각해냈다고 생각하는 그 생각!이

내 삶에 더 잘 녹아드는 것 같습니다


나의 생각을 가지고 내가 나로 살아가기에는 경험만한게 없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초기비용


위사진의 배터리(조명을 켤때 필요합니다)가 15만원이였고요

붕어빵기술을 알려주고 집기들을 대여해주고 등등 그런이유로 30만원정도 필요합니다 20만원이였나?

거기에 어묵국물재료라던가, 종이컵, 팥 담을 용기, 아이스박스(없으면 겨울에 재료가 얼어버림) 등등

대략 20만원정도? 들어갈 것 같습니다

 

재료값은 장사시작하고 1주일 단위로 줘야합니다

장사시작하고 그주 주말에 청구하더군요



 



2월 25일을 끝으로 장사를 마쳤다

바로 다음날 마무리 청소를 하러 다시 붕어빵가게에 왔다

가끔씩 청소를 해주긴해줬지만 바닥에다 붕어빵가루를 털다보니 금새 더러워진다



깨끗이 청소해주고



17-18겨울을 함께해줬던 붕어빵이란 일이였다

나중에 꼭 잘 되어서 이 겨울시즌을 아련하게 회상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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