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슨생각
그 겨울 붕어빵 4. 쓰레기를 버리는 아이 [잉어빵 장사 후기] 본문
장사를 시작하기전 오카야마라는 일본의 소도시를 여행하고 왔습니다.
그곳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는데 한 디저트숍에서의 일이었습니다.
오카야마 미관지구 구경을 마치고 호텔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여자친구가 건너편의 디저트숍을 보더니
가보고 싶던 곳이라면 그 곳으로 뛰어들어갔습니다
(내가 찍은 미관지구 사진)
나도 뒤따라 들어가 같이 구경을 했는데요.
그때 제 손에는 가쓰오부시 국물을 먹고 남은 미니종이컵이 손에 들려 있었습니다.
(반말채로 바꿀게요 죄송해요)
여자친구는 디저트를 몇개 구입하였고, 나는 일본말을 할줄 몰라 몸짓으로 그 미니종이컵을 버려달라는 의사표현을
가게 주인분에게 하였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못알아들은척 한 것도 같지만, 무슨말인지 모르겠다는 모습을 보였고,
나는 여자친구에게 도움을 구했고, 여자친구는 일본말로 나의 뜻을 전했다.
그 뜻을 전달받은 디저트숍의 사장님은 표정으로 일본말을 모르는 나도 충분히 알 수 있을만한 대답을 하고 있었다.
여자친구에게 전해들은 말로는 “거절한다”였다.
나는 그때 거절했다는 그것 자체도 충격이였고, 그 단호하고 마치 어떻게 이런 무례한 부탁을 할 수 있지라며 미개한 사람을 바라보는것 같은 그 표정을 잊을 수가 없었다.
항상 즐겁기만 했던 일본여행이였는데 그 사건 이후,
내가 모르는 일본문화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게 만들었고, 일본인을 대면하게 될 때 긴장을 하게 만들었다.
붕어빵 장사를 하고 있던 어느날, 한 여자 꼬마아이였다. 대략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였다.
그 친구가 아무말 없이 나를 보지도 않고,
붕어빵 천막안으로 들어와 종이박스로 만든 쓰레기통에 자신의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것이였다.
버리고 나서 나의 시선이 신경쓰였는지 살짝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어떤 메세지도 없이 그냥 자기 갈길을 갔다.
또 같은 날에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남자학생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나에게 “쓰레기 좀 버려도 될까요?” 라고 물어보고 나의 긍정적인 대답에 쓰레기를 버리고 갔다.
(사진은 밤이지만 낮에 일어난 일이다)
나는 일본에서의 일이 생각났다.
일본문화가 원래 그런건지 아니면 그 일본분이 유별났던건지는 알 수 없다. (여자친구도 일본에서 1년생활했지만 처음 겪어본일이라고 한다. 물론 쓰레기를 버려달라는 부탁자체를 처음 해본것일 수도 있다.)
그 일본분 입장에서 최대한 이해해봤지만, 내가 너무 한국에서는 익숙했던 행동이 거절당하자, 그 행동자체에도 당황했지만
그 일본분의 표정과 애티튜드가 상당히 차가워서 무서움과 고독감?을 느꼈던거 같다.
세상은 따뜻하지 않아~ 세상은 냉정해~ 같은 느낌이였다.
그분의 입장을 내가 100프로 알 수도 없는것이니, 미워하진 않지만,
그때 내가 느낀 정서?감정?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좋지 않은 감정을 전달하진 않을까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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