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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슨생각
전에도 말했던 일화를 다시 들려드리겠습니다아주머니 손님이 어묵을 약간 헐레벌떡 맛있게 드셨다그때 나는 손님이 몰려올것을 대비해 열심히 붕어빵을 굽고 있었다. “하루에 몇 봉 파요?” 어묵을 드시던 아주머니께서 갑자기 질문하셨다.보통 하루에 얼마나 벌어요? 라고 물어보시지 몇 봉을 파냐고 물어보지 않는다.이건 장사를 하신분이라는 생각이 자동적으로 들었다.몇봉이냐는 말은 위 사진의 5kg반죽을 하루에 몇봉이나 소모하냐는 말이다 “붕어빵 하셨었어요?” “좀 오래됐지 예전에 여기에서 했었어”라고 하셨다. “아 그러셨구나. 저 지금 하루에 3봉에서 3봉 반정도 팔아요” 아주머니는 나의 대답에 탄식을 하며 말했다 “오메~ 그렇게 밖에 못 팔아? 나때는 그래도 5봉씩은 팔았는디” 그러더니 얼른 어묵국물을 맛 보식도 ..
오후 3시정도 되었을까? 한 남자아이가 소심하게 어묵 얼마냐고 기어들어갈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한개에 500원” 이라고 그 친구의 작은 목소리와는 대조적으로 크게 대답했다. “싸네요 맛있겠다” 그 친구는 내 눈치를 보며 말했다. “싸다고? 거의 500원이잖아” 보통 이정도 가격아니냐는 나의 물음에 그 친구는 말했다 “제가 운암동에서 얼마전에 이사왔는데요. 거기서는 2,500원이였어요. ” 나는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 재차 물어봤다“ “1개에? 2500원? (어묵을 들어보이며) 지금 이 어묵 이거 말하는거지? 이거 한 개에?” “예 심지어 크기도 작아요 (양동시장이란곳에서 어묵을 먹어봤는데 내가 판매하는 것보다 작긴하더라)” 나는 1개에 2500원임을 어린 친구를 통해 확인받고 머릿속에 떠오르..
나의 현재 어묵 국물에 들어가는 베이스는 아래와 같다디포리(넓적한 멸치), 고추씨, 통후추, 소금, 멸치 다시다, 다시마, 혼다시, 무, 대파 위의 것을 매일 똑같이 정량적으로 넣진 않고 그냥 기분에 따라서 넣는다.그래서 매일 맛이 달라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이런 대충하는 스타일을 바꿔야 하는데 쩝) 어묵은 업체사장님이 가져다 주시는 것을 주로 쓰고, 가끔식 다담식자재마트에서 영진표 어묵을 사서 쓴다영진표 어묵은 손님이 추천해주신건데, 부는 시간이 오래걸려서 쫄깃한 식감을 오랫동안 유지 할 수 있다. 어느날 손님 한분이 어묵을 드시고 계셨다.(전에도 몇 번 오셨던 분이셨다)그 손님이 내게 말했다 “여기에 멸치랑 다시마랑 들어갔나보네 좀 씁쓸한 맛이 나고만”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2가지가 떠올랐다..
붕어빵 장사를 시작했었던 첫 날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정말 하루종일 여유없이 붕어빵을 굽기만 했다.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부터 여유가 생기고, 쉴 타임이 은근 많았다.그래서 그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서 누나가 추천해준 팟캐스트 지대넓얕을 들었다. 지대넓얕은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얕은 지식의 줄임말이다그런데 내가 볼땐 절대 얕지가 않더라~ 4명의 패널들이 무슨말하는지 하나도 이해가 안돼더라 나름 철학적인 생각을 한다고 생각했으나, 그냥 나 혼자 내가 살아가는 내 세상에서의 경험에 대해서만 그랬던거지 이론적으로는 하나도 모르다보니 그런 것 같다.니체니 플라톤이니 칸트니하는 것은 1도 모른다 그래도 듬성듬성 이해되는 주제를 위주로 듣기 시작해나가니 들을 만했다.계속 듣다보니 거기에 나오는 분들에..
날씨가 화창하게 좋은날의 오후였다.나같은 경우 1시에 출근하기때문에 하루일과의 시작이지만, 다른이들에겐 점심을 먹고난뒤 피로가 살짝 몰려올 시간이기도 하겠다. 그때 폐지를 리어카에 싫고 오신 할머님 2분이 붕어빵이 얼마냐고 물어보셨다.그런데 할머님들은 어물쩡어물쩡 들어올지 말지 서로 대화하시면서 고민하고 계셨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런 내용이였다. 1000원어치 살까 2000원어치 살까 였다. 할머님들 뿐 아니라 대부분이 붕어빵집에서 3가지 정도의 고민을 한다 첫번째 붕어빵을 먹을까? 말까? 먹는다고 들어와서 1000원어치를 살까 2000원어치를 살까?그리고 어묵을 먹을까 말까? 이렇게 3가지 고민을 한다. 할머님들도 역시 고민을 하고 계시기에 나의 선입견이겠지만, 할머님들 돈이 얼마 없으실거야 라는 생..
지금 장사는 비교적 잘 되는 것 같다.그래서 새로운 메뉴개발없이 그냥 기존의 방식으로 계속 잉어빵을 만들어갔다.(한 철 장사이기도 하고...)그런데 붕어빵 가게에 놀러왔던 친구가 이것저것해보고 경험을 쌓으라고 해서 나 혼자 다짐했었던 초심이 생각이 났다.그래서 뭔가 새로운 것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첫번째가 콘크림이였다.단순하다 슈크림에 옥수수 콘을 첨가하는 것이다. 색도 비슷하고, 슈크림의 달콤함에 옥수수콘의 고소함을 더해보는 것이였다.지인들에게 먼저 시식을 시켜주었는데 괜찮다고 하더라나도 먹어보고 느낀것은 코코팜처럼 씹히는게 있으니 먹는 즐거움이 더해졌다고 생각했다..단점은 살짝 느끼한게 있다는 것이였으나, 무시할 정도라고 생각했다 슈크림의 주 단골고객은 어린 친구들이다.그 중 자주 오는 ..
하늘에서 눈이 펑펑 내린다.주변이 온통 설경으로 변한다그러나, 출근길의 도로만큼은 염화나트륨으로 깨끗한 편이다. 그러나 계속 내리는 눈 앞에 다시 하얗게 뒤덮이는 도로오늘 장사 잘 되겠구나! 이렇게 말하는데에는 단순히 추우니까 손님이 더 있을것이다라는 것이 아니다내가 일하는 곳의 바로 옆에는 근린공원이 있는데 눈이 오면 그곳이 무료 눈썰매장으로 변한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2,3시간 눈썰매를 탄다.그리고 나서 집에 들어가시기 전에 나의 붕어빵을 들르게 된다.어묵도, 붕어빵도 모두 인기다. 그래서 이런날이면 이 동네에 이런분들도 있었어? 라는 생각이 드는 새로운 고객들이 많이 찾아온다.그러니까 기존 고객은 원래 오시고, 갑자기 새로운 고객도 오시니 매출이 늘어난다.물론 그 근린공원 눈썰..
붕어빵을 시작하기 전에는열정으로 이것 저것 도전해보고 시험해보려고 하였다. 그런데 시작하고 원가를 알게 되자, 재료비를 아껴야된다는 생각도 들고, 어떻게 하면 돈을 아낄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하게 되더라 왜냐면 생각보다 붕어빵 장사가 돈이 안 된다.보통 7~8만원 정도 번다(순이익) 그런데 나는 12월이라는 늦은 시기에 시작했고, 갈수록 장사도 안된다고 하니, 더더욱 뭔가를 투자하는 것에 망설여졌다. 나쁘게 말하면 초심을 잃은 것이고, 다르게 말하면 현실을 깨우친것이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채우고 싶은 것들이 있었다.몇가지 간단하게 예를 들면 1. 장보고 온 손님들이 짐을 올려 둘 거치대2. 멀리서도 붕어빵이 열려있는지 닫힌건지 알 수 있는 장치(헛걸음 방지)3. 메뉴판 및 공지사항 보드판..
붕어빵을 굽다 보니, 점점 어느정도 굽기로 구워야되는지 생각이 좁혀지더라손님이 기다리고 있으면 표준보다 덜 굽게 되고(빨리 드려야 하니),여유가 있으면 표준만큼 굽게 된다. 나는 손님들이 바삭하게 굽는 것을 좋아한다는 니즈를 느끼고 표준보다 살짝 더 굽고 있었다.그러니까 노릇노릇해보인다는 색 정도로 구워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런데 어느날 손님 중에 한분이 오셔서 나의 굽기 정도에 반기를 드셨다.손님이 원하는 굽기로 굽는 것이 나에게는 거의 하얗다 싶을 정도였다그러다보니 마음속으로 방해전략인가라는 생각도 했지만, 손님의 말씀을 찬찬히 더 들어보았다. 손님이 예전에는 제과점을 운영했었고, 겨울에는 본인 제과점앞에서 붕어빵 장사도 같이 해봤기에 경험도 있으신 분이였다.그러니까 제과점 기준에서 보는 붕어빵의..
나에게는 세명의 가까운 친구가 있다. 친구가 별로 없는데, 비교적 자주 만나는 친구들이다.공교롭게도 3명 모두 장사 크게는 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그래서 자주 만나고, 나름 세상에 대한 다양한 얘기를 나누려고 한다. 그날도 일이 끝나고 근처 엔젤리너스 커피숍에서 대화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당일 붕어빵장사 도중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였다. “내가 말을 잘못하다보니 손님들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걸고 대화를 하고 싶어. 그런데 어린아이들이나 동년배는 조금 편한 편인데,나보다 나이가 많으신분들에게는 조심스러워서 그런지 힘들어” 그러자 평소 어떤 현상에 대해서 이성적 접근을 좋아하는 나의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다. “유교사상인거 같아. 우리나라사람이 좀 자기보다 어린사람한테 함부로 대하는건 좀 있는 것 같아. 나도..